40 Review 40 리뷰

'2020 - 1980' 40년의 시차를 네 명의 인물이 사진으로 재현한다. 그리고 담담히 기억과 현재를 묻고 답한다. 10분의 시간 동안 40년의 시차를 뛰어넘는다. 감독의 전작 <옥상자국> 에 출연했던, 1980년 5월 18일 당시 양동시장 상인이던 김경희는 출연작에 나올 것을 결심한 심경을 회상하고, 시민군의 후방지원을 도맡던 취사조를 담당했던 윤청자는 김태일 감독의 <오월애> 가 최초로 잊혀진 평범한 민중들의 구술사를 기록했던 가치를 떠올린다. 시민군의 일원이던 이강갑은 <김군> 작업을 이야기하고 <택시운전사> 의 실제 주인공 김사복의 아들인 김승필은 영화 개봉 후 아버지의 행적을 스크린으로 확인하던 순간을 회상한다. 그렇게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룬 굵직한 작품들에 한몫했던 네 명의 회상이 펼쳐진 후, 감독은 그들의 40년 전 사진을 2020년에 재현하는 작업에 돌입한다. 김승필은 아버지와 독일기자의 일화가 담긴 <5.18 힌츠페터 스토리> 에 담긴 인상적인 사진, 카메라를 든 아버지를 재현하며 평범한 영웅을 그리워한다. 사진 속 부자들은 놀랍도록 닮아 있다. 다음으론 감독의 외할머니이기도 한 김경희가 총알이 박히곤 하던 그 옥상의 장미꽃 틈에 선다. 그때 흘렀던 죄없는 자들의 핏줄기가 장미로 피어난 것처럼 선연하다. 이강갑의 사진은 그가 옥고를 치르고 이후의 삶을 위해 광주를 떠나 서울에서 일자리를 잡은 직후의 도전적인 눈빛, 살아남고야 말겠다는 의지로 가득하다. 지난해 지역에서 만들어졌던, 당시 여성활동가들의 활약을 집중조명한 <외롭고 높고 쓸쓸한> 에도 등장했던 윤청자의 사진이 마지막에 온통 노란 꽃밭에서 재현된다. 그리고 자녀들이 영화를 통해 어머니의 고난담을 확인하고 대화하던 순간을 떠올린다. 영화제 트레일러 버전을 단편으로 확장한 형식을 취하는 "40" 은 그러나 단지 확장판을 넘어 40년 전 역사의 순간을 어떻게 남기고 전승할 것인가에 대한 감독의 고민과 입장이 소리를 높이지 않은 가운데에도 선연히 진한 색깔로 녹아 있으며, 인터뷰에서 호명되는 5.18 관련 영화들과 본작 만으로도 하나의 커리큘럼이 나올 만큼 교육적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잊혀졌던 과거의 상기, 또 누군가에겐 담담하게 스치듯 지난 과거로, 다른 누군가에겐 여전히 논쟁적인 현실로, 그리고 누구는 시간의 벽을 넘어 떳떳하게 간직할 결정적 찰나로 변주되는 80년 오월 광주의 기억을 그 현장에는 존재하지 않았지만 그 영향 아래 있는 이들에게 옛날 이야기처럼 구전되는 끝나지 않는 이야기의 현재형을 창조하려는 감독의 자세가 온전히 담겼다.
by 김상목 KIM Sangmok (Programer of Social Welfare Film Festival in Daeg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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