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issing Aunt Review 양양 리뷰
<양양>은 감독이 지난 네 편의 단편에서 시도한 ’추적‘의 방법론을 더욱 심화시킨 결과물입니다. (...) 감독은 우연하게 알게 된 가족의 숨겨진 비밀을 그저 개인의 지적 호기심으로만 풀지 않으려 하고, 그렇게 흐르는 것을 경계합니다. 추측은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 이젠 결코 알 수 없게 된 것에서는 ’알 수 없음‘을 넌지시 드러냅니다. (...) 이런 과정을 거쳐 다큐가 최종적으로 내딛는 발걸음은, 쉽게 결론을 내리는 대신 그간 쉽게 잊으려 했던 존재에 대한 ’기록‘과 ’호명‘입니다. 필요 이상으로 기억을 키워 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유를 명목으로 제대로 호명도 되지 않았던 존재를 조금이라도 뚜렷하게 바라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마치 <양동의 그림자>나 <옥상자국>에서 수행했던 작업처럼, 결말부의 ‘기록 작업’은 한국 사회가 그간 계속 쉽게 지워만 오던 과거를 정성적이자, 물적으로 호명하는,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이 계속 필요함을 보여주는 하나의 선언입니다.
My Missing Aunt is the result of a deepening of the methodology of ‘tracing’ that the director has attempted in her last four shorts (...) She is wary of unravelling the family secrets she has accidentally uncovered as a matter of personal intellectual curiosity. Speculation is only speculation, and the ‘unknowable’ is blatantly revealed in what can now never be known. (...) The final step the documentary takes after this process is to ‘record’ and ‘call out’ the existence of what we have been trying to forget, instead of drawing easy conclusions. It's not about remembering and taxidermising more than necessary, but about looking at something that hasn't been properly named for various reasons. Similar to the work done in Shadow of the City and The Trail of Grandma's Home, Her 'recording' at the end of the film is a qualitative and physical naming of the past that Korean society has been so easily erasing, and a declaration of the need for such a work.
by 성상민 (Film Critic, https://brunch.co.kr/@skyjet/178)
Juyeon Yang's My Missing Aunt explores a long-forbidden topic-domestic violence-through the story of the director's aunt, who is mysteriously missing from the family albums. Recovering her story becomes a recovery of family relationships, and it involves breaking patriarchal traditions that have long suffocated the truth. Its interwoven narratives of detective work and remaking of family relationships is superbly crafted, and the film will travel well.
양주연 감독의 ‘양양’은 가족 앨범에서 미스터리하게 사라진 감독의 고모 이야기를 통해 오랫동안 금기시되어온 교제 폭력 문제를 탐구한다. 고모의 이야기를 복원하는 과정은 가족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이며, 오랫동안 진실을 억압해 온 가부장적 전통을 깨뜨리는 것을 의미한다. 감독의 탐사 과정과 가족 관계의 재구성 과정이 서로 얽힌 이야기는 훌륭하게 만들어졌다. 이 영화는 앞으로도 많은 관객들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by Patricia Aufderheide (Professor at American University, Filmmaker https://filmmakermagazine.com/125959-jeonju-international-film-festival-2024/)
‘벽장 속의 해골(skeleton in the closet)’이라는 영어 속담이 있다. 누구나 비밀이 있다는 뜻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본래 뜻은 모든 집의 벽장 속에는 숨겨둔 해골, 즉 어느 가족이나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다는 것이다. “양양”은 숨겨졌던 가족의 비밀을 발견하며 가족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되찾는, 혹은 새로운 자리를 만들어가는 감독의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가족은 아버지가 권력을 갖는 지배구조를 존속시키거나 그러한 사회적 규범과 전통에 어긋난 이들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묵인하곤 한다. “양양”은 자신에게 생전 들어보지 못했던 고모가 존재했다는 것, 그리고 그 고모가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스스로 자살을 선택하여 가족 내에서 절대 거론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시작한다. 이미 숨을 거둔 고모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는 없지만 옛날 사진, 가족과의 인터뷰 등을 기반으로 고모의 지난 인생에 대한 작은 퍼즐 조각을 모아간다. 흔적 없이 감춰진 이야기를 발굴하고 이에 대답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세상이 기억해주지 않는 규격 외 이야기에 주목하는 시선을 갖추게 될 것이다.
There is an English proverb, "skeleton in the closet." While it is often used to mean that everyone has secrets, its original meaning is that every house has a hidden skeleton in the closet, that is, every family has secrets they want to keep hidden. The documentary film "My Missing Aunt" portrays the director's journey of discovering hidden family secrets and reclaiming or creating a new place for herself within the family. In a patriarchal society, the family often maintains a power structure where the father holds authority, and it tends to silence the voices and stories of those who deviate from social norms and traditions. This film begins with the director discovering that she had an aunt she had never heard of and that this aunt chose to commit suicide just before graduating from university, a fact that was never mentioned within the family. Although she cannot directly hear her deceased aunt's story, she pieces together fragments of her aunt's past life through old photographs and interviews with family members. Through the process of uncovering stories that were hidden without a trace and responding to them, the audience will develop a perspective that pays attention to unconventional stories that the world does not remember.
by 박로사 Park Rosa (Visla Magazine https://visla.kr/feature/250435/)